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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과학 학술서적 썼다…저자명은 '베타 라이터'

스프링거 네이처는 8일 AI가 작성한 ′리튬이온 배터리′라는 책을 출간하고 이 책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이 쓴 과학 출판물이라고 밝혔다. 스프링거 네이처 제공
스프링거 네이처는 8일 AI가 작성한 '리튬이온 배터리'라는 책을 출간하고 이 책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이 쓴 과학 출판물이라고 밝혔다. -스프링거 네이처 제공-


인공지능(AI)이 과학 학술 서적 출판에 도전했다. 최신 학술 논문 약 5만 3000개를 학습해 전문가들이 읽을만한 새로운 학술 서적을 낸 것이다. 학술 서적 저술가로서 AI의 권리부터 AI의 창의성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야 할 지 윤리적·학술적 논란이 예상된다. 

 



과학 전문 학술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초의 학술 서적 ‘리튬 이온 배터리’를 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리뷰 서적으로 출간된 이 책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한 여러 최신 학술 논문을 모아 요약한 책이다. 저자 이름은 출판사와 독일 괴테대가 공동 개발한 출판용 AI의 이름인 '베타 라이터'를 썼다. 출판사 측은 “연구자들에게 최신 연구 개요를 요약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책을 냈다”고 밝혔다. 출판사 측은 무료로 책을 공개(링크)했다.

 



책 제작에는 크리스티안 치아코스 괴테대 컴퓨터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참여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스프링거 네이처의 전자 도서 열람 플랫폼인 ‘스프링거링크’에 등록된 출판물을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적으로 선택했다. 인간 저자들이 학술 서적을 출간할 때 검증된 논문만 실어 책의 완성도를 높이듯, 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동료 평가를 마치고 출판된 논문만 가져와 내용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챕터를 나눴다.

 



책은 AI가 뽑아낸 연구의 요약을 담고 이의 출처를 표기한 형태로 정리했다. 원본 문서에서 추출된 구절은 논문에서 출처를 밝히는 것과 똑같이 참조 형태로 표시된다. 요약본을 읽고 연구자들은 참조를 통해 원본 문서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다고 출판사 측은 밝혔다. AI는 목차도 스스로 작성했다. 하지만 아직 AI 저자와 편집자는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 어색한 내용이 다수 발견되는 등 아직 일부분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헤닝 쇼넨버그 스프링거 네이처 생성자료 및 메타데이터 담당자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주제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 “지난 3년간 5만 3000개 이상의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논문이 출간됐다”며 “이것은 과학자들이 이 분야의 연구정보를 꿰고 있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관련 연구들을 자동으로 탐색하고 요약해주면서 과학자들은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연구에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링거 네이처 측은 다음에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에도 출판을 도전할 것이라 덧붙였다.

 



출판사 측은 이번에 출판을 통해 AI가 과학 서적을 출판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쇼넨버그는 책의 서문에 “우리는 이미 AI를 통한 자동 글 생성 기술이 스포츠나 증권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 저널리즘, 기상 예보, 챗봇 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 것을 본다”며 “과학 출판에 있어서도 AI가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6 인공지능이 작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촬영된 영화 ′선스프링′의 한 장면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사 작성, 챗봇 등을 넘어 복잡한 시나리오, 소설, 과학 서적 등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동영상 캡처
2016 인공지능이 작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촬영된 영화 '선스프링'의 한 장면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사 작성, 챗봇 등을 넘어 복잡한 시나리오, 소설, 과학 서적 등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동영상 캡처-


한편에서는 AI를 이용한 작문이 나날이 발전하며 부작용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론 머스크가 지원하는 비영리 AI 연구기업 ‘오픈 AI’는 지난 2월 판타지 소설부터 가짜 연예뉴스, 학교 과제까지 거의 모든 부문의 작문을 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지만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문 실력이 지나치게 뛰어나 진짜 같은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등 악용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AI를 이용한 작문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AI가 당장 과학 분야에 쓰이면 서론, 기법, 결과, 결론 등 구조가 명확한 학술 논문의 특성을 활용해 쉽게 가짜 논문을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스프링거 네이처 측도 이 책은 리튬 이온 배터리에 관한 연구 정보를 제공하며 연구에 쓰이는 것보다도 AI를 이용한 연구 도서의 제작과 관련된 토론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쇼넨버그는 “AI로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의문이 발생할 게 분명하다”며 “이 책이 과학계의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대답해야 할 많은 질문들을 제거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링거 네이처 측은 특히 "AI가 만든 콘텐츠의 원작자는 알고리즘의 개발자인지, 알고리즘을 조율한 사람인지, AI가 만든 콘텐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와 같은 질문이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했고 개발자들과 관련 출판 편집자들이 공유하는 공동 책임감이 있을 수 있다는 예비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쇼넨버그는 “이는 최종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관련 토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책을 작성해도 인간이 과학 서적을 만드는 작가로서의 역할은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쇼넨버그는 “미래에는 인간이 만든 콘텐츠와 AI가 만든 콘텐츠가 혼합되는 다양한 제작 옵션이 있다”며 "AI의 발전이 제조업체가 감소하면서 동시에 디자이너가 증가한 지난 몇 세기 동안 제조업이 걸었던 자동화의 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말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http://www.donga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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